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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투써보고서] 정동아리가 되는데 최소 3년이 필요하다고?감투써보고서 2019. 2. 3. 20:50
이 정도 권력은 아니었지만..
동연 회장 임기 말에 내 목표는 적어도 5년 동안 동아리연합회와 동아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었다. 큰 변화와 반발을 수반하는 제도 개선이나 회칙 변경을 내 선에서 끝내고 싶었다. 막 임기를 시작하는 후대 동연회장이라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동연 임원만 3년째였던 나는 밀어부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공을 들였던 것은 동아리지원금 지급 체계였고, 그 다음이 바로 기존에 정동아리와 준동아리로 나뉘어져 있던 체계에서 가등록 동아리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다만 이 제도가 왜 필요한지 내부적으로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했고, 아쉽게도 지금은 사라지고 말았다. 뒤늦은 미련이겠지만, 그 때 내가 갖고 있던 문제의식과 꿈꾸던 비전은 무엇인지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준동아리 신청 한 번 놓치거나 떨어지면...
1. 신규 동아리 진입이 어려웠다.
준동아리 신청을 위해서는 최소 1년의 활동 기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준동아리에서 정동아리가 되기 위해서는 준동아리로서 최소 2년의 활동 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어떤 동아리가 정동아리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빨라도 3년이 걸렸다.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 신규 동아리가 아무런 지원없이 1년을 버티는 것은 쉽지 않았고, 동아리연합회에 속해있지 않다보니 준동아리 신청 공지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당시 학기 마다 한 번씩, 1년에 두 번 신청을 받았는데도 공지를 보지 못해 놓쳤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었다.
2. 가등록 제도를 통해 이들을 포용하고자 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동아리들을 동아리연합회 품에 안기 위해 가등록 제도를 만들었다. 가등록 동아리 대표자도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 분과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동연 공지사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고, 축제 마당사업에 참여할 시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동아리 활동을 도와주고자 했다.
또한 준동아리 신청 시 평가에 가점을 주어 가등록 동아리 신청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려고 했다. 종종 준동아리 신청을 두 번 이상 떨어지는 동아리가 있었는데, 떨어질 때마다 한 학기씩 미뤄지는 게 동아리에겐 큰 부담이었다.
동연 입장에서도 준동아리 선정 기준에 대해서 사전에 충분히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었으면 다른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가등록으로 일단 동연 소속에 넣고 지속적으로 준동아리 선정 기준에 대해서 소통할 수 있다면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더 다양한 동아리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없으면 내가 만들어볼까? 하는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
3. 보다 역동적인 동아리 사회를 꿈꾸며.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정동아리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빨라도 3년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기준을 통해 활동이 안정적인 동아리들이 추려지는 장점이 있지만, 동아리 사회가 경직된다는 단점이 생긴다. 특히 최종 결정 권한이 교수님들로 구성된 장학위원회에게 있기 때문에 정동아리 승급과 강등이 쉽지 않다는 점이 이 경직성을 심화시키고 있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그 안의 물고기들은 서서히 공멸할 수밖에 없다. 동아리들의 활동이 활발할수록, 동아리와 동연의 관계가 밀접할수록 동아리연합회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이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활동 평가에 따라 동아리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만들고, 가등록 동아리 제도를 만들어서 보다 역동적인 동아리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하트시그널에도 등장하는 메기효과
가등록 제도는 내가 갖고 있던 동아리연합회의 존재 목적, 동연은 교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욕구를 대변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임기 중에 교목처에 속해 있어 아루페관에 있던 동아리들을 동연에 소속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기도 했었고, 어디 괜찮은 동아리 없나 촉을 세우고 다니기도 했었다.
임기 중에 그 동안 변화가 없던 연행예술분과에 준동아리를 하나 받은 적이 있었다. 정체된 생태계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 개체들이 생존을 위해 활력을 띄게 된다는 메기 효과처럼, 새로운 동아리가 들어오고 오리엔테이션이나 축제 무대에 올라가게 되자 기존 공연 동아리들이 자극받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내 판단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등록 동아리라고 부르든, 소모임이라고 부르든 갓 생겨난 모임들을 동아리연합회가 품어야 하고, 지원해줘야 한다. 계속 새로운 동아리들이 동아리 사회에 유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동아리가 살고, 동연이 산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가 돌아갈테니 전체 학생사회에게도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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