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감투써보고서] 사람 vs. 시스템, 무엇이 더 중요할까?
    감투써보고서 2018. 11. 27. 16:21


    2014년 학생회장 퇴임하고 맞이한 겨울 어느 날이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학생지원팀 선생님과 사람과 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회장 임기 동안 시스템을 만들려고 애썼던 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선생님은 잠깐 고민하시더니 그래도 사람이라고 얘기했다.

     

    2~3년 뒤에 내가 가장 공들여 만들었던 동아리 활동 평가 및 지원금 제도와 관련하여 생각지도 못했던 비판이 올라왔고, 나는 이 주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후 다시 선생님과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을 때 생각이 바뀌었다고 얘기했던 적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학생회를 하며 느꼈던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한 번쯤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선거가 돌아올 때마다 카드 돌려막기 하는 기분


    1. 개인을 갈아넣는 조직에게 미래는 없다.

     

    학생회를 하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낀 문제점은 지금과 같이 구성원의 헌신과 희생으로 유지된다면, 매년 존속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한 해 동안 쌓은 지식이나 경험이 그 다음 학생회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이 컸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다가 퇴임할 때쯤 되면, 그저 떠나고 싶은 생각만이 간절해지기 때문이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런 도표였다


    최근 들었던 경영학과 서창적 교수님의 특강에서 실패하는 조직과 성장하는 조직을 가르는 요인으로 기록 문화를 꼽았다. 기록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매해 비슷한 실수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식, 경험을 관리하고, 더 나아가 이를 제도화하여 사람이 바뀌더라도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담당자가 아니라서요

     

    2. 맹목적인 시스템 추종은 문제가 생긴다.

     

    시스템은 처음에는 잘 작동한다. 왜냐하면 그걸 만든 사람들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사람들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왔을 때이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존재하다보니, 시스템을 당연하게 생각하기가 쉽다. 이로 인해 그 시스템이 만들어주는 권위나 권한을 사유화하거나 시스템을 고민없이 관습적으로 따르는 문제가 생긴다.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 동아리 활동평가 및 지원금의 경우, 동아리마다 성격이 다른데 하나의 평가기준이 부당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분과별 기준을 마련해보려 했지만 분과회의에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고, 자체적으로 2개의 기준을 만들었지만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부결됐다. 그리고 그 이후에 평가 과정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3. 시스템의 초심을 기억하는 사람.

     

    결국 시스템을 굴리고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하지만 시스템이 악용되거나 도태되는 것은 구성원들이 그 시스템이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일을 왜 이렇게 할까?’, '이 시스템은 왜 존재할까?' 고민하며 일한다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일도 더 어려워진다. ‘그냥 하던대로 하자며 내부의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러나 존재이유를 고민하다보면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부엉이야식대를 왜 해야할까?’라는 질문에서 A+팩이 나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회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과 시스템에 딴지를 걸고 질문을 하는 것이 오히려 그 일을, 그 시스템을 더 효과적으로 굴리는 방법이지 않을까?



     

    당신은 사람과 시스템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문제일 수도 있다. 언제나 들어맞는 정답은 없고, 닥친 상황마다 좀 더 우선되는 가치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의 목적은 무엇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이 문제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보게 만드는 데 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학생회 입장에서는 당장 해야 될 일이 많은데, 이런 고민들을 하라는 게 뭘 모르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에어브러햄 링컨이 한 말 중에 나에게 8시간을 주고 나무를 자르라고 한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데 6시간을 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고민에 들이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회가 해가 지날수록 성장하고, 좋은 시스템이 생기고,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선순환이 생기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댓글로 추가적인 의견을 달아주세요. 현재 학생회를 하는 이들에게 보다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