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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투써보고서] 축제기획안으로 총장님 앞에서 발표한 썰
    감투써보고서 2018. 9. 16. 21:22


    이거 총장님 앞에서도 얘기할 수 있겠어요?”

     

    2013년 서강문화제 기획안을 학생문화처장님에게 설명드리고 난 다음에 들었던 말이다. 내가 만든 기획안은 학생지원팀을 거쳐 학생문화처로 올라갔고, 처장님을 통해 총장님으로 올라갔다. 그래서 당시 유기풍 총장님과 발전홍보팀장님 앞에서 나는 축제기획안을 발표했다.


    어떤 기획안이었길래 처장님을 거쳐 총장님에게까지 닿을 수 있었을까? 내가 활동할 때는 학생회들이 학교를 투쟁할 대상, 요구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글을 통해서 학생회와 학교와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영상


    1. 학교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당시 동아리연합회 상황을 살펴보면, 서강문화제 예산이 1학기 대동제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편이었다. 매번 기업 협찬 제안서를 돌리긴 했지만, 연고대 축제에 비해서는 축제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전체 축제 예산에 도움이 될만한 협찬을 받기는 어려웠다.


    결국 학교로 귀결되었다. 그렇다면 돈이 더 필요하다는 내 얘기를 어떻게 학교가 귀 기울여 듣게 할까? 나는 역으로 학교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해 ‘Sogang Pride’라는 영상을 학교에서 강하게 푸시하는 걸 보면서 설득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다.


    당시 제출한 축제기획안의 일부

     

    2. 자부심은 문화에서 나온다.


    ‘Sogang Pride’ 영상을 보고 내가 생각한 학교의 문제는 학생들이 학교에 자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연고대 미끄러져서 오는 학교라는 인식과 반수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 학교 입장에서는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안서의 포인트를 자부심은 문화에서 나온다.’로 잡았다. 국가의 자부심이 GDP가 얼마인지보다 김연아, 조수미 같은 문화적 역량에서 나오듯이, 학교의 자부심도 학사 제도, 교수진에서 나오는 것보다 축제, 동아리 같은 문화적 역량에서 나온다고 풀었다.


    학교가 그동안 했던 노력은 학생들이 대학교에 기대하는 기본인 교육과 관련된 부분에 집중되었기에 자부심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축제기획안의 가장 핵심 부분

     

    3. “이런 학생은 처음 본다.”


    총장실에서 발표를 마치고 들었던 말이다. 이렇게까지 하는 학생은 처음 보았다는 얘기를 하시며, 기획안에 적힌 예산까진 어렵겠지만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물론 총장이 얘기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며 말을 흐리긴 했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다.


    결과적으로 학생지원팀 차원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내 임기 중에 축제 예산은 매년 증액되었다. 2014년 서강문화제에서 했던 여러 시도들, 예를 들어 학교 곳곳에서 버스킹을 하는 기획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학지팀의 허가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장 임기 2년 동안 만든 축제기획안


    나는 학생회와 학교의 관계는 남북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안보에서는 적대해야 될 대상이지만, 외교에서는 대화의 대상이자 통일의 파트너인 것처럼 학생회도 학교를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학교라는 말로 뭉뚱그려서 표현했지만, 학교 안에도 총장, 이사회, 재단, 교직원, 교수, 동문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그래서 대립해야 될 대상과 협력해야 될 대상은 학교라는 표현 안에서도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파트너로서의 학교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댓글로 추가적인 의견을 달아주세요. 현재 학생회를 하는 이들에게 보다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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