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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투써보고서] 집행부원이 회장처럼 일하지 않는 이유
    감투써보고서 2018. 8. 26. 19:37


    내가 고민하고 걱정하는 반의 반만큼만 해주었으면 좋겠다


    학생회 회의 중에 이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건방지고 오만한 생각인데, 그 때는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과했다. 1년 정도는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어느 순간 내가 말도 안되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생각을 바꿨다.


    위치에 따라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집행부원이 회장처럼 일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회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한과 책임감이 다르고, 간부 장학금 여부나 금액도 다르니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집행부원이 회장처럼 생각하고 일한다면 그게 예외적인 일이다.


    이번 글에서는 집행부원과 회장의 시야가 다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학생회장이 되면 자꾸 까먹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열심히 안 하는 게 아니라 딱 할만큼만 하는 것이다


    1. 중요도가 다르다


    삶에서 학생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 집행부원들은 대학원 진학, 장학금 등의 이유로 학점을 챙겨야 하는 사람도 있고, 대외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학생회는 집행부원, 혹은 좀 더 의지나 여유가 있다면 집행국장 정도까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회장을 하게 되면 다른 활동들은 거의 못하고, 학생회 위주로 일상이 돌아간다. 자기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집행부원을 대하게 되면 섭섭함이 생기기 쉽다. 생각해보면 바쁜 와중에도 학생회 활동을 함께 하고, 제 역할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나 혼자 답답한 것 같지만 사실 서로 답답해한다


    2. 동기가 다르다

     

    학생회장을 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공명심이 있다. 정해진 임기 안에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과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집행부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학생회장의 마음은 산 꼭대기에 있는데, 등산 자체를 즐거워하는 집행부원을 보고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집행부원들은 다양한 동기로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다. 같이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학과나 동아리에 대한 애정으로, 일이 재밌거나, 의미있다고 생각해서, 간부장학금 때문에 등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들에게 학생회장처럼 일하라는 것은 강요가 될 수 있다.


    애석하게도 학생회는 돈이 안된다


    3. 보상이 다르다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은 큰 결격사유가 없다면 장학금을 받는다. 하지만 집행부원은 간부장학금 티오가 정해져 있어서 받는 사람보다 받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사실상 경제적 보상이 전무하다. 하지만 학생회 활동 때문에 포기해야 되는 시간은 상당하다.

     

    그리고 학생회장은 일을 못하면 욕을 먹지만, 일이 잘 풀리면 학생회가 다 같이 한 일임에도 학생회장의 공로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집행국장이나 부원이 주목을 받는 경우는 적다. 그러다 보니 학생회 일을 임하는 태도도 자연스럽게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집행부원이 내 기대만큼 일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그 사람의 일머리나 태도를 탓하기보다는 학생회장인 내가 충분히 동기부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게 낫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가 보기에 따르고 싶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런 걸 잘하지 못했었다. 전에 회의를 하다가 가만히 있었는데, 그걸 보고선 친구가 쟤 아직 맘에 드는 아이디어 없으니 뭐라도 더 던져보라며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땐 웃어넘겼는데, 아이디어 내라고 얼마나 닦달했으면 저런 얘기까지 나왔을까 싶다.



    종종 그 때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을 만나면나랑 일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라고 뒤늦게 고백하곤 한다. 그러면 반은 크게 부정 안하며 그걸 이제 알았냐고 하고, 나머지 반은 옛날 일이라 미화가 되었는지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얘기해준다.


    리더 같은 건 생각도 없던 사람이 대표자 자리를 맡아서 많이 헤매고 서툴렀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서 같이 열심히 일해주었던 것이 지금도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댓글로 추가적인 의견을 달아주세요. 현재 학생회를 하는 이들에게 보다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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