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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해 그리고 기억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얻은 5가지 인사이트서강해 그리고 기억해 2019. 2. 3. 03:05
내가 알파고였으면 좋았을텐데..
‘서강해, 그리고 기억해’는 서강대에서 ‘비주얼 스토리텔링’이라는 전공을 만든 사진작가 최근우의 졸업 프로젝트다. 청년서강을 주제로 사진집을 만들고, 전시를 진행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 금액의 200%인 2천만원을 조달해서 진행했다. 필자는 해당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고,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서강해, 그리고 기억해 프로젝트 중에 분석한 내용과 사후적으로 분석한 내용들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서강대 동문이라는 명확한 타겟을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와는 성격이 다를 수 있음을 참고하길 바란다.
후킹 목적으로 인사이트라고 거창하게 적었지만, 스스로 역량이 부족함을 알기에 부끄럽다. 그리고 굳이 데이터로 확인하지 않아도 떠올릴 수 있는 생각들을 데이터로 단순 확인한 부분도 있다. 재미로 읽어주길 바란다.
1. 가까운 지인들은 펀딩을 초장에 하거나 끝에 한다.
프로젝트 기간 중에 후원자 분석을 하기 위해 근우에게 후원자와의 관계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잘 아는 사람,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이렇게 세 개로 나눠서 표시를 했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분포가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홍보 방향을 잡으려고 했다.
위의 차트를 보면 근우와 가까운 사이인 집단은 프로젝트 초기와 후반부에 쏠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까운 지인들은 프로젝트를 보고 펀딩을 마음먹자마자 바로 입금하거나, 어차피 할거니까 나중으로 미뤄놓거나 두 가지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근우가 모르는 사람의 집단은 중반부에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홍보가 어느 정도 쌓인시점인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당시 홍보 전략을 가까운 사람과 아는 사람을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시킨다는 방향으로 잡았다.
2. 가까운 지인일수록 고액을 후원할 확률이 높다
이 부분은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다. 데이터로 확인해보면 전체 후원자 중에 잘 아는 사이가 27.8%이지만, 7만원 이상 고액 후원자들 중에서는 40%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홍보를 가까운 지인들에게 집중해야 할까?
아니다. 프로젝트 성공은 모르는 사람들을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다. 근우가 모르는 사람들은 전체 후원자 중에 52%를 차지하며, 이들이 후원한 금액은 약 892만원으로 전체 후원금액 중에서 46.7%를 차지한다.
그래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영상 이벤트, 사진 강연 등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지렛대 삼아 모르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이 다가가려고 한 것이다.
3.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 법칙, 어느 쪽에 가까울까?
마케팅에서 파레토 법칙은 상위 20% 고객 또는 상품에서 전체 매출의 80%가 나온다는 의미이다. 반면 롱테일 법칙은 파레토 법칙에서 소외된 80%가 개별 매출은 적을지라도 이를 합치면 충분한 매출 규모가 나온다는 뜻이다.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서 사후적으로 이를 계산해보았다. 그 결과 상위 20%가 전체 후원금액의 49.5%를 차지했고, 상위 10%는 37.6%를 차지했다. 상위 20%는 후원 금액 5만원 이상인 집단이었고, 상위 10%는 후원 금액 7만원 이상인 집단이었다.
4. 졸업한 동문들의 참여가 프로젝트의 추가 동력이 되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4월 21일 졸업한 동문들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평균 일일후원금이 약 15만원 정도로 상승했다. 데이터를 보면 전체 후원자들 중에서 07학번 이전인 경우는 101명으로 24%이지만, 전체 후원액으로 보면 710만원으로 37.2%를 차지한다. 이들 중에서 7만원 이상 후원한 경우는 31.6%로 전체 중에서 7만원 이상 후원한 비중인 11.9%보다 월등히 높다.
후원자들 중 2007학번 이전인 경우 근우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59.4%, 아는 사람인 경우는 8.9%, 잘 아는 사람인 경우가 31.7%였다. 물론 재학생이 졸업 동문들과 접점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서강해, 그리고 기억해의 경우 근우가 그동안 학교 행사를 찍으면서 쌓은 관계가 있었고, 총동문회의 서강옛집과 발전홍보팀의 뉴스레터에 인터뷰가 실리는 등 접점을 만들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 있었다.
5. 재학생들이 탄탄히 받쳐주고 있기에 프로젝트가 성공했다.
반면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2008학번부터 2017학번이 전체 후원자 중에서 72.2%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모은 금액은 1023만원으로 전체에서 53.6%에 달한다. 재학생들에게서 충분한 규모를 만들어야 위에서 언급한 고액 후원자가 많은 졸업 동문들을 움직이기가 수월해진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많지 않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했다. 처음에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근우가 얘기했던 리워드는 3만원부터 시작했다. 나는 사진집 구매 경험이 없는 이들은 사진집에 대한 가격 기준이 없거나 일반적인 책값에 기준을 둘텐데 3만원이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엽서, 스티커로만 구성된 만원짜리 리워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리워드 가격을 보고 튕겨 나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한 미끼였다. 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을 보고 한 번 해볼까 하다가 이왕 하는 거라면 사진집이 있는 걸 고르자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이는 이전에 와디즈에서 했던 크라우드 펀딩 강연에서 들었던 조언이기도 했다.
가장 고생해서 만든 차트인데 버리기 아쉬워서 올린다.
서강해, 그리고 기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가장 신경쓰고 싶었던 부분이 바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우왕좌왕하게 되고, 하루하루 후원금액이 모이는 거에 급급했었다. 실력이 부족함을 여실히 느꼈던 부분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 관련해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홈페이지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Google Analytics를 하나도 다룰 줄 몰라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제대로 활용하지를 못했다. Google Optimizer를 활용해서 A/B 테스트도 겸했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서강해, 그리고 기억해를 진행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분석한 데이터들을 공유하는 목적은 분명하다. 서강대 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부디 우리의 시행착오 위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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