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뒷북리뷰/최인아책방

[뒷북리뷰] 문 하나를 열어야 그 다음 문이 보이더라

라쿤P 2018. 4. 27. 17:56


2018130일 최인아책방에서 <창업가의 브랜딩> 두 저자가 게스트와 함께 진행하는 브랜드 포럼에 다녀왔다.


창업가의 브랜딩
국내도서
저자 : 우승우,차상우
출판 : 도서출판북스톤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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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한 번의 북토크를 최인아책방에서 진행하려고 했는데, 최인아 대표님이 제안하셔서 3회의 북토크와 1회의 워크숍으로 구성이 바뀌었다고 한다.


첫 번째 북토크의 주제는 공간’, 게스트는 최인아책방최인아 대표님이었다. 이전에 진행했던 북토크와 방식이 바뀌어서 그런지 우승우님, 차상우님 두 분 다 긴장한 기색이 느껴졌다.


책 내용에 대한 요약과 게스트와의 대화로 구성되었는데, 최인아 대표님과의 대화에서 얻을 것이 많았다. 그래서 책 내용은 생략하고 최인아 대표님과의 대화 내용에 집중해서 공유하려 한다.


* 내가 강연을 들었던 때로 돌아가서, 연사에 빙의한 듯한 기분으로 적는 글이다. 내가 소화한 내용을 적기 때문에, 실제 강연 구성이나 연사분들이 말하신 것과 조금 다를 수 있다.




1. 문 하나를 열어야 그 다음 문이 보이더라


우리는 무언가 시작할 때 사전에 많은 변수들을 고려하려 한다. 여러 경우의 수에 대해서 대비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시작해야 보인다. 나는 머릿속에 자세한 설계도를 갖고 시작하지 않는다. 하면서 열어가는 것이다. 책방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바다.


2. 버릇처럼 존재 이유에서 시작했다


<창업가의 브랜딩>에서 비즈니스가 곧 브랜딩이다.’이라고 말한다. 매우 공감한다. 책방을 준비하는 기간이 약 8개월 정도였는데, 그 중 6개월을 우리는 어떤 책방을 할 건지 얘기하는데 썼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 한 셈이다.


광고쟁이 두 사람이 모여 책방을 만들다 보니 버릇처럼 존재 이유, 소위 ‘Mission Statement’를 잡고 가려고 했다. 이는 두 개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고객은 왜 여길 와야 하는가?’


내가 왜 책방을 하는가? 이건 이유가 명확했다. 나는 책을 좋아하고, 일을 할 때 책에서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광고회사에서 일하다가 책방을 하는 게 의아해 보일 수 있지만, 내겐 생각의 힘을 다룬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었다. 나의 일은 변하지 않았다.


최인아책방에 가면 이렇게 큰 액자에 적혀있다 (액자의 글이 궁금하면 이미지 클릭)


3. 고객은 왜 최인아책방에 와야 할까?


나부터가 알라딘에서 책을 샀다. 사람들이 왜 오프라인 책방으로 와야 할까?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할 때 생략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체험이다.


책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 중에 가장 많은 수고를 요구한다그래서 삐끼가 필요하다. 그래서 공간의 힘이 필요하다.


꼭 책을 사러 오지 않아도 좋다. 일단 책이 있는 공간에 있는 걸 좋아하게 되면 자연스레 책도 사지 않을까우리는 이 공간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했다.


그런 생각에서 지금의 서점과 카페가 합쳐진 형태의 최인아책방이 태어났고, 이곳에서 강연과 공연을 한다. 공연할 때도 연주자에게 책을 읽게 해서 그 책과 연관된 공연을 한다.


4. 왜 강남 한복판에 책방을 냈을까?


사람들이 묻는다. 왜 선릉인가요? 질문을 바꿔보자. 최인아책방은 누구를 위한 책방일까? 직장생활 5년차, 관계와 일로부터 오는 피로가 목까지 찬, 안식처가 필요한 사람. 그들이 직장인으로 존재하는 강남이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쉼없이 바뀌는 강남에서 쉼 호흡을 주고 싶었다. ? 어느 때보다 생각의 힘이 중요한 시대가 오고있다. 생각과 시간을 들여 생기는 충만해지는 느낌, 그런 문화적 경험에서 생각의 힘은 자란다.


문제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 특히 고독해질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는 최인아책방에서 사람들에게 쉼 호흡할 시간을 주고 생각의 힘을 채워주고 싶었다. 


이런 생각에서 생각의 숲을 이루다라는 슬로건이 나오고, ‘혼자의 서재라는 공간이 생겼다.


강연을 듣고 정리한 내용이 길어 글을 2개로 분리했다.


[뒷북리뷰] 솔루션을 담고 있는 질문의 힘

5. 그래서 책방이 돈이 되나요?

6. 솔루션을 담고있는 질문이 있다

7. 마케터는 브랜드를 지키는 골키퍼다

8. 일관성은 반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Q&A 시간에서 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미션, 비전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학교에서 브랜드전략론 수업을 들었을 때도, 브랜드 관련 책을 읽어도 개념이 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상우님은 브랜드 아이덴티티(BI)는 회사가 핵심으로 가져가는 것이라 말했다. 그래서 현대차의 ‘modern premium’처럼 소비자들에게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다.


그리고 게임에서 미션 컴플리트라고 하지 비전 컴플리트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며, 미션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손에 잡히는 목표이고, 비전은 궁극적 목표라고 정의했다.


이 때 우승우님은 자기는 미션을 좀 더 큰 개념으로 보고 비전을 그보다 하위 개념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내용도 이 쪽에 가까웠다. 좀 헷갈린다는 생각이 들 때 최인아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업계에서 설득시키고 공감시킨다는 일이 정답 하나를 만드는 게 아니다. 두 분이 다르게 설명하셨지만, 두 분의 설명에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는가.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 우리 업계의 일이고, 이 업계가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