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후기] 오픈컬리지, 직장인들의 놀이터
요즘 트레바리, 소셜살롱 문토, 크리에이터 클럽, 라이프쉐어 등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2014년부터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작한 곳이 있었으니, 그 곳이 바로 오픈컬리지다.
지인 추천으로 오픈컬리지를 알게 되어서 2017년 3월에 등록하게 되었는데, 그 때 리뷰 찾기가 힘들어서 등록 결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었다.
1년간 활동하면서 19개의 프로젝트를 참여했고, 그 중 직접 만든 것이 11개이다. 이 정도면 꽤나 열심히 활동했다고 생각한다. 그 때의 나처럼 오픈컬리지 등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픈컬리지는 ‘직장인들의 놀이터’에 가까웠다. 구성원 전부를 알진 못하지만, 내가 참여했던 혹은 개설했던 모든 프로젝트에서 직장인들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컬리지’가 아니라 ‘놀이터’라고 생각했던 세가지 이유가 있다.
1.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린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 때도 있지만, 일단 놀이터에 가서 만난 아이들과 같이 노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오픈컬리지에서 활동하는 것도 그렇다.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
디자이너, 교사, 공무원, 마케터, 사진작가, 개발자 등 내 생활반경 바깥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낯선 곳에 가는 것도 자극이 되지만,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 못지않은 자극이다.
출처 : 오픈컬리지 페이스북 페이지
서로 다른 전공, 다른 직업,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 모여서 글쓰기, 브랜드, 수채화, 시, 볼링 등의 활동을 같이 한다. 마치 여행하는 것처럼 날 다른 세계에 옮겨 놓은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물론 서로 기대하는 바가 이 정도 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기는 어렵다고 느꼈다.
2. 함께 딴짓을 한다.
놀이터에서 놀 때 미끄럼틀이나 그네를 타고 놀 수도 있지만 얼음땡 놀이처럼 자기들끼리 룰을 정해서 놀기도 하는 것처럼 여기도 비슷하다.
여기서는 PBL(Project Based Learn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내가 관심있는 것이 있다면 프로젝트를 개설하고,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보는 것이다.
출처 : 오픈컬리지 페이스북 페이지
나 또한 이름 짓기를 주제로 '이름짙은밤'이라는 프로젝트를 개설해서 시즌5까지 운영했었다. 이를 통해 이름 짓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름 짓기를 꾸준히 연습해볼 수 있었다.
다만 ‘딴짓’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여기서 깊이 있는 배움을 추구하긴 어렵다. 가볍게 시작해보는 형태의 프로젝트가 주로 개설되는 편이다.
3. 시끌벅적한 분위기
놀이터에 가면 저쪽엔 그네 타는 애들, 이쪽엔 미끄럼틀 타는 애들, 눈 앞엔 뛰어노는 애들이 만드는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절로 발을 구르게 되고, 나도 껴달라며 뛰어들게 되지 않던가.
마찬가지로 방배에 있는 오픈컬리지 공간에 들어서면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주방에선 쿠키를 굽고 있고, 다른 방에선 보드게임을 하고 있고, 이 쪽에선 코딩을 공부하고, 저 쪽에선 책에 관해 토론을 하고 있다.
보통 주말에 이런 느낌이 난다
(출처 : 오픈컬리지 페이스북 페이지)
평일 저녁에는 프로젝트가 여러 개가 열리지 않아서 조용한 편인데, 주말은 정말 이런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활기가 돈다.
문제는 이 공간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건물 두개 층을 쓰다가 제주에 공간을 만들면서 한 개 층만 쓰게 되었고, 임대 계약 문제로 6월에 역삼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오픈컬리지, 꽤 재밌는 곳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딴짓하는 곳, 직장인들의 놀이터, 내가 갖고 있는 오픈컬리지에 대한 이미지다. 사실 모든 커뮤니티 서비스가 갖고 있는 요소일 것이다.
오픈컬리지는 다른 커뮤니티 서비스에 비해 DIY(Do It Yourself) 느낌이 더 강하다. 책, 영화 이런 식으로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고, 운영 측에서 처음 하는 오리엔테이션 외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다른 커뮤니티 등록할 돈으로 오컬 2~3년 등록할 수 있다
그리고 등록비가 저렴하다. 경제력, 학력, 장애 등과 상관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미션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등록비를 인하하했기 때문이다. 현재 1년 등록비가 6만원이다.
3~4개월에 20만원 남짓하는 다른 커뮤니티 서비스에 비하면 확실하게 저렴하다. 커뮤니티 서비스에 호기심이 있다면 오픈컬리지를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다음 글에서는 오픈컬리지에서 활동하면서 실망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단점 위주 리뷰 : [오픈컬리지 솔직리뷰] 너무 기대하지 말 것.
혹시 오픈컬리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이라면 댓글로 의견을 보태주세요. 오픈컬리지 등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